창업, 경제, 경영 부문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읽기 시작했는데 부푼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했는데 초입은 생각보다 기대했던 것 이하였다. 같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실패 당시 저자의 아픔과 슬픔이 너무 반복적이고 지나치게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 후반 부부터 창업에 대한 저자의 마음가짐, 준비, 전략 등 배울 게 너무 많아 인상 깊었던 내용을 아래와 같이 복기해본다.
1. 실패의 경험에서 나온 사업의 세 가지 기준
첫째, 나의 능력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환경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다. 대기업의 부도와 해외 기업 인수 등은 내가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충분한 자금력과 해당 분야에 대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전문성이 있는 게 아니라면,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을 택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
둘째, 끊임없이 돈을 빌려야 했다. 실패했을 때 빚으로 돌아온 다는 것도 문제지만 돈을 빌리는 행위 자체가 행복과는 거리가 멀고, 갚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마음의 짐으로 남는다. 그리고 빨리 벌어서 갚아야 한다는 마음에 조급해진다.
셋째, 내 사업이 아닌 친구의 사업이었다. '망하더라도 내가 해 보고 싶었던 일을 신나게 해 보고 망했더라면 적어도 후회는 덜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2년간 나를 쫓아다녔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내 사업이어야 더 신나게, 더 열심히,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 번째가 아마도 내가 온전한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였던 듯하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이유는 곧바로 세 가지의 사업 선정 기준으로 이어졌다.
1) 경기를 타지 않을 것
2) 돈이 많이 들지 않을 것
1), 2)으로 미루어봤을 때 경기를 가장 적게 타는 사업,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도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는 사업은 대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과 관련이 있다. 내가 조사해본 결과, 여기에는 장례업, 섹스산업, 요식업 등이 있었다. 경기가 안 좋아도 사람은 죽고, 장례를 치른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태어나는 것도 막을 수 없는데, 이는 섹스산업과도 관련이 있다. 전쟁 중에도 인간의 성욕은 사라지지 않는데 하물며 경기가 좀 좋지 않다고 본능이 없어지겠는가? 마지막으로, 성욕 못지않은 인간의 기본 욕구인 식욕을 충족시키는 요식업도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었다.
3) 내가 잘하고 좋아해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다시 말해 미쳐서 할 수 있는 일일 것
한창 나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 영미권에서 무일푼으로 창업해 성공한 사례를 찾고 있었다. 방송, 신문, 뉴스, 책 등을 보거나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많지는 않았지만 성공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명확한 기준에 따라 사업을 선택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흔들림이 사라진다. 내가 아닌 남들의 기준에 맞춰 사업을 선택한 사람들은 돈이 더 될 것 같거나 더 좋아 보이는 사업을 발견하면 쉽게 흔들린다. 아마 여건만 된다면 쉽게 갈아타려 할 것이다. 하지만 사업이란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곧바로 성과가 나기 힘든 법이다. 오랫동안 철저히 준비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2. 100권의 책을 읽으면 그 분야 학위를 딴 것과 같다
여러 권의 책으로부터 쌓은 지식과 지혜가 무의식 중에 녹아들어 자연히 내 것이 되었고, 여러 지식과 지혜를 조합하여 사업에 적용할 수 있었다. 몇 권만 계속해서 파다 보면 그 책에 나온 것들을 나도 모르게 그대로 따라 하게 된다. 이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자신의 길을 제대로 닦기 전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남을 따라 하기만 해서는 평생 2인자밖에 될 수 없다. 더 성장하려면 결국 책에서 얻은 지혜를 자신에게 맞게 변형하고 적용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는 최대한 폭넓고 다양하게 읽는 게 도움이 된다.
3. 빈털터리였던 내가 최고의 전문가와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
대부분은 그렇게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만나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쉽게 포기해버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방법을 모색했고 주위에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저 사람을 꼭 만나야겠다'고 결심하면 만나지 못한 적이 없었다. 사업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점이 있다. 그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 비전, 철학, 전략 등이 나와 회사가 추구하는 그것과 잘 맞아떨어져야만 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부분에서 어긋난다면 만남이 계속 이어지기도 어렵고, 사업적으로도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기 전에 반드시 그 사람의 철학과 비전 등에 대해서 조사해야 한다. 만약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사람이 지금 보기에 너무 멀고 높아 보인다 해도 지레 겁먹고 포기할 이유는 없다. 그런 사람들이라고 해서 꼭 당신의 등골이 휠 정도로 큰돈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 그에게 당신과 당신 회사의 비전이나 발전 가능성 그리고 성공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보여라. 모든 사람이 당신을 돕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시도를 해본다고 해서 손해 볼 건 없지 않은가. 단 0.1퍼센트라도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하는 마당에 거절이 두려워 도움조차 청하지 않는다는 것은 처음부터 사업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사실만 증명하는 꼴이다. 정말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고 또 요청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방법이다.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주위에 이야기하라.
4. 운명이 걸린 단 한 시간을 위해 사활을 걸다 (C사 입점 미팅)
미팅 때 나누어야 할 이야기를 크게 세 가지로 준비했다.
첫째, 우리 사업에 대한 소개
둘째, 그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
셋째,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각각에 30분, 20분, 10분을 쓸 수 있도록, 말을 하면서 준비한 내용을 조금씩 조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미팅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런 주제로 시간을 안배해서 미팅을 진행할 거라는 사실을 상대측에 미리 알려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상대 측도 미팅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머릿속에 그릴 수 있기에 이야기를 좀 더 수월하게 나눌 수 있다. 우리는 미팅이 있을 때마다 이 점을 항상 유의하고 있다. 그리고 상대측이 우리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볼 시간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궁금해하는 점 또한 절대 빠뜨려서는 안 된다. 같이 사업을 하려면 우리도 알아야 할 것들이 많다. 우리는 c사와 함께 사업을 하는 '파트너'지 결코 그들의 하청업체는 아니기에 더더욱 그래야 했다. 그래서 이런 질문들 역시 틈틈이 섞을 수 있도록 적절히 시간을 안배했다.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상대의 표정과 반응을 살피면서 그들이 의문을 갖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면 더 자세히 설명했고, 간혹 별 관심이 없어 보일 때는 꼭 필요한 내용이 아니면 과감히 건너뛰기도 했다. 미팅이란 나 혼자 떠드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에게 어떤 이득이 있을지를 '주고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미팅에서는 서류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를 충분히 풀어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야 한다. 당연히 많은 준비가 필요한 일이다.
5. 사무실이 없는 상황에서도 점주들을 설득한 비결
사람을 설득할 때 '얼마나 확신에 차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확신에 차 있다는 건 내가 꿈꾸는 미래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는 뜻이고, 그러한 확신은 말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 또한 설득을 할 때는 반드시 나 혼자만 잘되겠다는 것이 아닌, '우리가 함께 원하는 바를 이루고 성공할 수 있다'는 비전을 담아야 한다. 우선 나부터 믿음과 확신을 갖고 상대방을 위하는 진심을 담아 비전을 제시해보자. 아마도 상대는 오히려 당신에게 고마워하며 기꺼이 함께하고자 할 것이다.
6. 무엇을 하든 행복이 일 순위다
나에게는 가족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소중하다. 특히 아이는 금방 자란다. 이 시기가 지나버리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냉정하게 말해 아이가 더 크면 부모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나의 손길이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한다면 장담컨대 몇 년 후 뼈저리게 후회할 것이다. 회사가 고속 성장하고 있을 때를 말하자면 기다려주지 않는 건 회사만이 아니다. 아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회사의 일은 '내 일'이다. 그게 '가족의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요트로 세계 여행을 하는 것은 남편의 오랜 꿈이었다. 내 꿈이 소중한 만큼 남편의 꿈도 소중히 여겨야 할 뿐 아니라, 나의 일 때문에 남편의 꿈을 더 이상 미루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일상에서도 딸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가족과의 추억을 더 많이 선물해주고 싶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점점 더 가족보다 친구를 더 찾게 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딸아이가 자신의 친한 친구보다 더 많은 것을 공유하고 털어놓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나와 남편은 여전히 아이에게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나는 아이가 한 살 반쯤 됐을 무렵부터 매일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하루에 2권, 아이가 원하면 3권 정도 읽어주었는데, 지금까지 약 250권쯤 읽어준 듯하다. 그중에는 20~30번씩 읽어준 것도 있다. 아이가 글을 배우고 스스로 읽는 재미에 빠지게 될 때까지는 이렇게 매일 책을 읽어주려 한다. 그때가 되면 이 또한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기억을 떠올리며 행복하지 않을까? 게다가 딸아이는 영어, 프랑스어는 물론이고,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것치고 한국어 또한 매우 잘하는 편이다. 여기에는 내가 계속해서 한국어로 대화하고, 책을 읽어준 교육 방식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데, 이는 우리가 족만의 특별한 문화 덕분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저녁식사를 마친 후, 나와 남편, 딸이 돌아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거나 노래하고 춤을 추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중요한 건 모두 일어서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일어서서 표현하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가족의 일상이기에 딸의 발표력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생각한다. 알다시피 예민한 화초처럼 목이 마를 때면 바로 물을 줘야만 하는 존재가 바로 아이들이다. 아이에게 기다림의 시간은 너무 길고 가혹하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를 처음 만난 1초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때 아이와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인사를 하지 않으면 아이는 관심을 기다리게 된다. 아이들에게는 1초는 1분과 같은 시간이고, 1분을 기다려야 한다면 그것은 1시간과도 같다. 하루를 기다려야 한다면 1년 과도 같을 것이고, 1년을 기다려야 한다면 아마도 그건 영원히 기다리라는 말처럼 들릴 것이다.
아이가 놀아달라고 할 때 잠깐이라도 자신의 일을 미루고 오롯이 아이와 노는 데 집중하는 게 정말 불가능할까? 아이가 10시간을 놀아 달라는 것도 아니고, 길어야 1시간 남짓이다. 아이와 단 30분을 놀더라도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아이에게만 집중한다면 짧은 시간이더라도 엄마의 진심은 충분히 전달된다. 아이 또한 그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한 공간에서 함께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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